박경목 감독의 영화 은 근래 본 영화 가운데 가장 강렬한 결말을 맺은 작품이었다. 대충의 줄거리는, 영민은 애인대행 사이트를 통해 한 여자를 만난다. 헤어진 여자친구에게 못 다해준 것들을 해주고싶다는 욕망 때문이었다. 그렇게 처음 만난 여인에게 많은 것을 베풀고, 사랑에 빠져버리는 영민. 그러나 그렇게 만난 신혜는 그의 사랑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끝내 성매매 혐의로 영민을 경찰에 넘기기에 이른다. 하루만에 사랑에 빠져 잠자리를 함께 하는 남녀의 모습도 흥미롭거니와 그러허게 사랑에 빠져놓고도 한 달만에 마주친 장소가 경찰서라는 설정도 참 발칙하다. 물론 구조만 놓고 보면 단순하다. 그러나 이 심플한 이야기로 영화는 복잡한 질문을 몇 가지 던진다. 이 극단적인 커플은 진짜 사랑이었을까? 이들이 하루만에 사..
제13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상영작 열 네살 때부터 붙어다니던 친구가 이번 주말, 부케를 받는다며 전화를 걸어왔다. 며칠 전 애인과 헤어진 그녀는 '남자 없이 부케 받는 심정'에 대해 열심히 설명했다. 스물 다섯을 넘기던 그 즈음부터 우리는 부쩍, 애인과의 관계, 미래, 결혼 등에 대한 이야기를 쉬지 않고 해왔다. 그녀는 전 애인과의 관계가 매끄럽지 못하자 마치 자신의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마냥 힘들어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에게 '부케'라니. 6개월마다 부케를 새로 받아 "다음 신부"로의 의무를 연장해야 한다는 그녀의 하소연에 나 역시 무력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사회에, 우리는 그런 20대의 여성으로 살고있다. 알게 모르게, 연애가 개인의 능력처럼 치부되는 사회. 사랑과 연애마저 하나의 개인적 스..
눈물이 났다. 눈물이 난 정도가 아니라 펑펑 쏟아졌다. 나는 배우가 된 적이 없었지만 배우는 내가 되어있었다. 나는 많이 울었다. Ⅰ 17분 간의 러닝타임. 초반부터 몰아붙이던 주인공의 모습에 나는 숨을 몰아쉬며 떨었다. 17분이라기엔 굉장히 짧게 느껴지기도, 한편 영원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시놉시스 상 주인공의 나이는 27세였다. 구직자의 입장에서 그녀는 참 초라했다. 일자리를 구하기엔 애매한 나이라는 27이란 숫자. 대학에서 4년 간 전공해온 학문은 어문계열의 인문학이었고, 아직 사회경험도 없다. 직업소개소의 여직원은 그녀의 신상에 대해 혹은 경력이나 능력, 자격증 등에 대해서만 무표정하게 묻는다. 더 없느냐고. 내게 세상은 할테면 해보라 으스댄다. 따라올테면 따라오라 내달린다. 채우지 못한 이력서의..
원하는 그림이 아니었다. 그래,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이런 그림을 원한 것은 아니었다. 밥 한끼 먹을 때마다 이건 얼마, 이건 얼마 그렇게 재료 하나하나 따져가며 남기기 아까워 넉넉히 만들지 못하거나, 좋아하는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게 여간 버거운 일이 아님을 매번 깨닫거나 등등등. 그가 빨리 자리를 잡겠다고 처음 말한 것은 15년 여름 즈음이었다. 직업이 비교적 안정적이라 생각했던 것과 달리 그는 정기적인 일을 좀처럼 맡지 못했다. 나는 그것이 그의 무능력이나 직업체계의 문제라기보다는 일시적 현상이라 생각했다. 이상스레 일진이 사나운 어느 날의 느낌처럼. 그저 그 해 그 몇 개월의 운이 나빴던 것 뿐이라고 쉽게 생각했다. 고교시절 박운구 선생님께서 어느 날 내게 말씀하셨다. 고생 안 해본 게 손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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