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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깡패 아닙니다. 저 공무원 출신입니다, 공무원!"
침대위에서 스스럼 없이 그녀와 대화하던 익현은, 무심코 자신의 욕망을 꺼내어 보이게 된다. 최사장은 몇 등이냐 묻는 여사장의 질문에 익현은 부산바닥에서 본인이 1등이라 자신하고, 형배가 1등 아니냐 묻는 여사장에게 발끈한다. (개인적으로는 이 순간이 바로 훗날 그들이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는 그 시발점, 그 균열의 진원을 보여주는 거라고 봤다.
형배는 건달은 싸워야할 때 싸워야 건달이라 하지만 익현은 좋게 해결하자며 형배를 설득하려 한다. 이에 화가 난 형배는 "그라면 대부님이 건달입니까?" 하고 재떨이를 집어던진다. "대부님은, 대부님을 뭐라고 생각하시는데예?"라고 반문하는 형배에게, 익현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한다. 그저 깨진 거울 속 수 백개의 파편으로 갈라진 자신만이 보일 뿐.
반달. 건달도 아니고 민간인도 아닌 존재. "넌 도대체 뭐냐?"라고 묻는 검사에게, 익현은 보통 사람이라고 답한다. 우스갯소리처럼 보이지만, 끝끝내 검정도 화이트도 아닌 회색의 존재로서 항상 타인에게 기생해 살아온 익현의 존재를 표현하는, 그 어떤 단어보다 그의 정체성을 제대로 드러내 보이는 단어가 바로 "반달"이 아닐까.
총알없는 권총, "내가 누군줄 알고.. "
마지막 장면 "대부님" 아마도 이는 물리적으로 형배가 정말 나타나 복수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평생을 공포 속에 살아온 익현의 피로감이 아니었을까? 일평생을 시달렸을 복수에의 공포. 개인적으로는 죄의식도 아니었을거라고 판단한다. 형배가 잡혀가던 바로 그 마지막 순간까지, 익현은 "내가 이겼어, 내가 이겼어"하고 중얼댔다. 익현에게 형배는 언제나 뛰어넘어야할 존재였지, 미안한 존재가 아니었던 것이다.
재미있는 만큼 몰입하게 되고, 몰입하는 만큼 쓴 결말을 보여주는 영화. 그 시절, 가진 것 없이도 타인에게 피해주지 않고 성실히 삶을 살아낸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반면 악인 최익현이 대를 이어 부와 명예를 누리는 모습, 픽션이라해도 속이 쓰리다. 물론 우리의 현실은 영화보다 훨씬 더 쓰린 것이라 해도 삼키기 싫다. 퉤 뱉고 싶다. 과연 그 시절, 정말 개인의 영달보단 "진짜 범죄와의 전쟁"이 목적이었던 검사는 없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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